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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돈'

옥사마 2023. 7. 17. 15:41

백세 시대에 기껏해야 사십여년 살면서 인생사를 논하는 것은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도 40이면 불혹(不惑)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 

쫌 살았다고 말 할 수 있다. 

특히나 돈에 얽힌 에피소드는 조금 가지고 있다. 

 

세상 살다보니 그 놈의 '돈' 돈이 문제다. 

건강이나 인간관계 여러 문제들 중 가장 쉽다고도 하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다.

생활에 직결이 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불현듯 돈으로 고생한 것이 머리속을 훑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처음 이야기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작은 기업에 있었을 때 였다.

나름 현대중공업의 1차 밴더이고 그리 작은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갑과 을의 관계, 당시 미국발 경제위기가 더해져서 쥐어짜기가 시작되었다. 일거리가 줄자 퇴근을 종용했다. 일찍 퇴근하는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고통을 분담한답시고 기본급을 제외한 나머지는 받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매달 120-30을 받으며 힘겹게 1년을 버텼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았고  결국 퇴사했다. 그 때는 방법을 몰랐고 어디가서 하소연 할지도 몰랐다. 결국 천만원가량은 떼인 셈이 되었다. 

 

다음은 결혼 후에 어렵게 타지역에 얻은 직장이었다. 작은 IT벤처기업이었고 인건비는 계속해서 나가는데 큰 일이 들어오지 않았다. 대표는 바깥으로 돌아 무엇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줄지어 퇴사를 하였고 마지막까지 홀로 남아 버티다가 월급을 다 받지 못하고 퇴사하였다. 처음이었다. 고용노동부라는 곳에 가게 될 줄이야. 임금체불 등으로 신고를 하면 대표자가 관할기관에 언제까지 출석을 해야하는 것이 있다. 압박을 줌으로 시간은 좀 걸렸지만 체불된 임금을 다 받게 됨. 아프지만 인생에 한 가지 경험으로 남음.

 

또 한가지는 직장사와도 연결되어 있다. 대학시절 취업준비가 되지 않았던 터라 줄곧 좋은 직장에 갈 수 없었음.경력도 의도치 않게 끊어졌고 이는 노동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당하는 결과를 불러옴.물론 하청의 하청이나 현장이나 불러주는 곳은 많을 거다. 하지만 대졸학위를 가지고 최소한의 일은 해야겠다고 해서 찾아 간 곳이 마지막 직장이었다. 이전에 하던 영업직을 그만두고 다시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약 팔고 정수기 팔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용 제품들을 팔아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나의 전문성 부재요. 또 한편으로는 암울한 회사의 현실이 있었다. 내부 사정을 다 말 할 수는 없지만 몇 안되는 직원에 친인척, 개판 이런 걸로 요약할 수 있겠다. 어지간하면 1년단위는 채우는데 6개월 남짓 있었고 또 다시 임금체불로 관할 고용노동부를 찾았다.보통 임금체불의 경우에는 크게 어렵지 않게 일이 해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의 경험(....하지 말아야 할..)을 통해 진행하며 느낀 것이다. 

 

그리하여 몇 년 안되는 기간에 겪은 직장과 돈에 얽힌 이야기가 이렇게 기억에 남아있다.당시에는 광야와 같은 시절이지만 지나고 보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값진 경험이요.나에게는 감사요, 간증거리이다. 

 

최근에 있었던 일로 이야기를 끝내려고 한다. 5,6년 전부터 시작된 일이라 최근이 아닐 수 있지만 최근에 종결되었기에..간략하게 하면 전세보증금을 돌려 받았다는 것이다. 금액도 몇천만원 되고 도중에 집주인은 사망하고, 변호사 선임이나 경매 등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있었다.그런데 그 일이 잘 종결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앞서 말한 임금체불 같은 것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돈' 에 얽힌 경험에 비추어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지만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에는 틀림이 없다. 목숨도 왔다갔다 할 정도로..나의 경우에는 감사하게도 문제가 잘 해결이 되었고, 그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는 아물며 더 단단해지고스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각 종 공과금에 카드값에.. 매달 생활하면서 돈 걱정은 많이 한다. 

불혹은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나이라고 했으니 돈에 정신팔리지 말고 지금 내가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똑바로 바라보아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