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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2023.06.13.

by 옥사마 2023. 6. 14.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주곤 한다. 

아이와 둘 만의 시간이기도 하고 아이의 정서에도 좋다고 한다.

요즘 옛날 이야기에 푹 빠져있는 아이를 위해 쇼핑하듯 책창을 훑어본다.

유심히 보던 중 제목에 '개구리'가 들어가는 책이 눈에 띄어 두 권을 골랐다.

 

첫 번째 책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나이가 제법 많은 영감에게 딸이 셋 있었는데 딸들이 얼른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때마침 꿈에 산신령이 나와 "내일 아침 우물가에 가면 신랑감이 있을 것이다"  말했다.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우물가로 갔더니 사람은 없고 웬 황금개구리가 한 마리 떡 앉아있다.

동화의 전개가 늘 그렇듯 개구리와 대화를 마친 뒤 일단 집으로 데리고 가기로 한다. 

(보통 개구리가 아니라 황금개구리에 뭔가 아우라가 느껴지는 개구리. 무슨 마음을 먹고 데리고 갔을까?)

집으로 가니 자연스럽게 클리셰가 작동한다. 

첫째와 둘째는 울고불고 난리가 나며 못한다고 함. 셋째는 이상하게도 개구리에게 시집을 가겠다고 한다.

(다른 책에서도 구렁이에게 시집을 가지 않나 두꺼비에게 시집을 가지 않나.. 사람이 아닌 이상한 동물에게 시집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는 과거 여성의 지위와도 관련이 있을거라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는 백마탄 왕자님을 만나고 싶은 이상(想) 내지는 신분상승의 욕구같은 것이 반영이 되어 있는 것일지 모른다.)

결국 개구리와의 첫날 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 뒤 만화의 한 장면 같이 멀끔한 남자가 나와서 "사실은 이러저러해서 요술이 어쩌고 해서 개구리가 되었다. 당신 덕분에 풀렸소 감사하오."

이야기는 이 개구리(백마탄왕자)님과 결혼해서 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정상적인 첫째와 둘째는 울고불고 난리. 정상적이지 않은 셋째는 개구리와 결혼을 한 뒤 해피엔딩.결혼과정을 지켜보니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한 셋째는 복을 받게 되었다. 이는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나의 생각과는 다르지만 그 결과는 아버지의 바램대로 딸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잘 살게 된 것... 너무 억지해석인가?

 

두 번째 책은 바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청개구리 이야기다들 아시다시피 엄마의 말에 반대로 행동하는 아들개구리는 평생 반대로 행동했고엄마는 결국 운명을 달리 했다. 뒤늦게 후회하며 엄마의 유언을 따른다.그렇게 냇가에 엄마를 묻어두고 비가 올 때마다 우는 개구리...첫 번째 책과는 다르게 엄마말을 들었는데(마지막에 한 번 들었지만..) 새드엔딩이 되어버린다.마지막 부분만 보면 말씀에 순종을 했지만 그 결과는 사뭇 달랐다. 전혀 다른 두 책이지만 '개구리'라는 매개를 가지고 이어보니 말씀에 순종하는 자세로 고리가 이어지는 것을 보았다. 

이건 어디까지나 지적흥미를 위한 것이니 말 그대로 '재미'로만 보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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