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인형

초등 1학년인 우리 딸이 늘 품고 다니는 애착인형이 있다. 

한창 인형뽑기 열풍이 일었을 때 승부욕이 발동해서 돈 깨나 쓰면서 귀여운 캐릭터인형들을 많이 뽑기도 했다. 

그리고 나름 고가의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인형도 있다. 

하지만 늘 품에 안겨있는 것은 다이소에서 산 저렴한 강아지인형.

'두기' 귀에 수술자국이 있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옆구리에도 두세차례 수술을 하였다.

 

상대적으로 값비싼(?)인형, 열심히 돈을 넣어가며 뽑아온 인형 그리고  뼈대있는 가문(?)의 캐릭터인형까지..

즐비한 인형들 가운데 크게 내세울 것 없는 그 녀석, 그 중에 선택받은 녀석의 이름은 '두기'(바둑이의 애칭).

하도 안고 다녀서 옆구리가 터지고 꼬리가 터져서 몇 번을 수술대에 올랐는지 모른다. 

지금도 몸의 구석구석에 남은 영광스러운 흉터들을 당당히 드러내고 있는 녀석.

그렇기에.. 그런 세월을 함께 했기에 더욱 애정이 깊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인형이라 일방적인 사랑이지만 세상에서는 보기 힘든 사랑일 것이다.

값이 비싼가? 그렇지 않은가? 뼈대있는 가문인가? 외모가 출중한가? 그런 것은 관심밖의 요소일 듯 하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은 순수하고 담백한 그 것..

어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다.